지난 월요일(20일) 팝스타 비욘세가 새 노래를 발표했습니다.
제목이 ‘브레이크 마이 소울’ (Break My Soul) 인데요. 미국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퇴직송’으로 불리고 있답니다. 왜일까요? 신곡이 공개되자마자, 특히 회사원들 반응이 폭발적이라는데! 이유가 뭘까요?
1. 비욘세 신곡 나오자 미국 직장인들 ‘폭풍 공감’
가사는 대충 이런 내용입니다.
“방금 회사 때려 쳤어. 새로운 걸 찾아볼 거야”
“사람을 너무 부려 먹잖아. 9시부터 5시 넘어서까지 일해”
“회사일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서 밤에 잠도 잘 못 자”
(전체 가사는 아래에 붙여 두었습니다. ^-^)
“어라, 이거 내 얘기잖아!” 방금 격하게 소리 지르신 분? 손!
직장 생활의 애환이 노래 한 곡에 고스란히 담겼다며 미국인들 사이에서 그야말로 ‘난리’가 났는데요.
이미 퇴사를 한 사람들도, 곧 사표를 던지고 싶은 사람들도 폭풍 공감을 표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일하면서 억눌렸던, 피로에 쩐 고단한 감정들을 봇물 터뜨리듯 공유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이 노래는 ‘대퇴직을 위한 찬가’라는 별칭까지 얻었습니다.
‘대퇴직’ (Great resignation)
미국 사회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지난해 초부터 '자발적 퇴직' 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는 현상
직장인들 마음을 이토록 울렁이게 한 노래! 전체 듣기로 우선 감상해 보겠습니다. 읏쨔~♬
2. ‘Break My Soul’은 이런 노래
https://www.youtube.com/watch?v=yjki-9Pthh0
Beyoncé - BREAK MY SOUL (Official Lyric Video)
(출처: 유튜브 비욘세 공식 채널)
화려한 뮤직 비디오는 아닙니다. 칠흑처럼 깜깜한 화면에 고단한 미생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한 노랫말이 한 줄기씩 반짝 나타났다, 우지직 사라졌다 합니다.
영상 속 한 장면!
Damn they work me so damn hard
해석하면 “젠장~ 회사가 사람을 너무 부려 먹어, 에라이~ 사람 너무 빡세게 굴리잖아" 정도가 될 것 같은데요. 가사에 신경질이 잔뜩 묻어 있습니다.
토종 한국인이라 영어 가사가 직관적으로 와닿지는 않고요. 리듬 맞춰~ 둠칫 둠칫~ 그루브 타기 딱 좋은 음악이구나 싶었는데... 리스닝 완벽한 현지 네이티브들의 반응은 대략 이랬습니다.
“비욘세가 회사 그만두라고 했어요”
“비욘세 말대로 회사에 사표 냈어요”
“출근한 지 1시간 만에 왜 비욘세가 일을 관두라고 했는지 알겠어요”
3. ‘Break My Soul’ 전체 가사
아무래도 전체 가사 내용을 쭈욱~ 훑어봐야겠습니다.
(계속 반복되는 부분은 일부 생략했습니다. ^^;;)
BREAK MY SOUL – Beyoncé
브레이크 마이 소울 – 비욘세
I’m ‘bout to explode, Take off this load
난 곧 폭발할 거 같아, 여길 벗어날래
Bend it, bust it open
신나게 흔들어, 춤을 춰 봐
Won’t you make it go, yak yak yak
제대로 한 번 가봐야지
Release your Wiggle
몸을 씰룩씰룩 움직여 봐
Release your Anger, Release your Mind
화 풀고 마음 좀 내려놓고
Release your Job, Release the Time
일에도 시간에도 얽매이지 마
Release your Trade, Release the Stress
업무도 스트레스도 내려놓고
Release the love, Forget the rest
사랑을 보여줘 나머지는 다 잊고
(관련된 CNN 기사 잠깐 볼게요~)
https://edition.cnn.com/2022/06/21/economy/beyonce-great-resignation/index.html
Beyoncé's new song is an anthem for the Great Resignation | CNN Business
Search histories, location data, text messages: How personal data could be used to enforce anti-abortion laws
www.cnn.com
"Release your anger/Release your mind/Release your job/Release the tide(time의 오타 같아요!)/Release your trade/Release the stress/Release your love/Forget the rest," sings Big Freedia, lyrics that embrace both the socio-economic pandemic fatigue and the desire to break free of it.
CNN 기사를 보면, 이 부분은 래퍼인 ‘빅 프리디아’가 불렀는데, 코로나 팬데믹의 사회경제적 피로감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가사에 담겼다고 설명합니다.
(가사 해석 계속 해볼게요~)
You won’t break my soul (X4)
넌 내 영혼을 파괴할 수 없어
I’m telling Everybody
모두에게 말하는 거야
Everybody, Everybody, Everybody
모두, 모두, 모두에게
Now I just fell in love, and I just quit my job
지금 난 사랑에 빠졌어, 회사도 그냥 관뒀어
I’m gonna find new drive
새로운 동력을 찾을 거야
Damn they work me so damn hard
젠장 회사가 사람을 너무 부려먹잖아
Work by nine, then off past five
9시 출근해서 5시 넘도록 일해
And they work my nerves
일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서
That’s why I cannot sleep at night
밤엔 잠도 잘 못 자
Motivation
난 동기를
I’m looking for a new foundation, yeah
새로운 기반을 찾고 있어
And I’m on that new vibration
새로운 기분을 느껴
I’m building my own foundation, yeah
나만의 새 토대를 쌓는 거야
Hold up, Oh baby baby baby
기다려 봐
Imma let down my hair ‘cause I lost my mind
맘 놓고 푹 쉴 거야, 정신줄을 내려놨거든
Bey is back and I’m sleeping real good at night
비욘세가 돌아왔어, 이젠 밤에 잠도 잘 자
The Queens in the front and the Doms in the back
여왕은 앞 쪽으로 하인들은 저 뒤로
Ain’t takin’ no flicks but the whole clique snapped
영화 촬영도 아닌데 다들 사진을 찍네
It’s a whole lot of people in the house
집에도 사람이 많아
Trying to smoke with the yak in your mouth
마약을 입에 물고 피우려 하네
And we back outside
우린 다시 밖으로 나왔어
You said you outside but you ain’t that outside
넌 밖으로 나왔다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네
Worldwide hoodie with the mask outside
세계 어디서건 밖에서는 후드와 마스크를
In case you forgot how we act outside
혹시라도 밖에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잊지 않도록
Got motivation
동기를 얻었어
I done found me a new foundation, yeah
새로운 기반을 찾아냈어
And I’m taking my new salvation
새롭게 구원받고 있어
And Imma build my own foundation, yeah
나만의 기반을 쌓는 거야
Ooh baby baby
If you don't seek it, You won’t see it
찾지 않으면 볼 수 없어
that we all know
우리 모두 아는 그것
If you don’t think it, You won’t be it
생각하지 않으면 될 수 없어
that love ain't yours
사랑은 네 것이 아니니까
Trying to fake it, Never makes it
속이려고 해도 절대 안 되지
that we all know
우리 모두 아는 그것
You can have the stress and not take less
넌 스트레스받을 거야, 덜 수도 없어
I'll justify love
난 사랑을 증명할 거야
We go round in circles, round in circles
우리는 돌고 돌며
Searching for love
사랑을 찾지
We go up and down, lost and found
인생은 좋다가 나쁘다가 잃었다가 얻었다가
Searching for love
그렇게 사랑을 찾지
Looking for something that lives inside me (X2)
내 안에 존재하는 무언가를 찾는 거야
4. 무섭게 번지는 ‘자발적 퇴사’
미국 노동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둔 노동자가 약 4,740만 명입니다. 2019년 4,210만 명에서 530만 명이 늘었습니다. 2000년부터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했는데 ‘사상 최대’ 수치랍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자발적’ 퇴사가 이 정도라는 겁니다.
인플레이션이다 뭐다 물가가 많이 올라서 마트 가서도 뭐 하나 마음대로 못 집겠다고들 합니다. 카트에 물건 담을 때마다 손가락이 오들오들 떨린다고요. 그런데 따박따박 월급 주는 회사를 미국 사람들은 왜 박차고 나오는 걸까요?
미국 노동시장이 변했기 때문입니다. '변화'라는 말이 너무 사소해 보여서 '변혁'이라고 써야 할 듯합니다. 직원을 채용하려는 회사는 많은데 일하겠다는 사람은 태부족이어서 확실히 ‘구직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더 좋은 조건으로 직장을 옮길 수 있으니 다니던 회사를 과감하게 관둘 수 있는 거죠.
여기에 사회생활하면서 겪는 온갖 스트레스, 사내 인간관계, 번아웃 -RGRG- 등에도 꾹꾹 참으며 인내했던 회사원들이 팬데믹을 겪으면서 ‘어! 이렇게 일해도 되네, 굳이 이렇게는 안 해도 되네’ 생각의 전환이 일어났습니다. 재택근무, 원격근무 해보니까 이제 사무실로 돌아가기 싫어졌습니다. 개인 시간, 가족과의 시간을 더 많이 갖고 싶은 욕망이 지금 보는 것처럼 대대적인 ‘대퇴직’ 러시를 부른 겁니다.
외신 내용을 몇 군데 발췌해 봤는데요.
5. CNN “비욘세 신곡은 ‘대퇴직’을 위한 찬가”
https://edition.cnn.com/2022/06/21/economy/beyonce-great-resignation/index.html
Beyoncé's new song is an anthem for the Great Resignation | CNN Business
Search histories, location data, text messages: How personal data could be used to enforce anti-abortion laws
www.cnn.com
Beyonce’s track “is one instance of a broader public awareness or discussion about people quitting their jobs, which is reflective of what’s happening in the labor market and society,” Bunker said.
- 노동경제학자 ‘닉 벙커’의 논평
"비욘세의 이런 신곡이 나온 건, 사람들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는 것에 대해 대중적 인식과 논의가 광범위해진 사례 중 하나... 노동 시장과 사회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반영한 것"
6. ‘퇴사 장려(?) 송’ 아닌 노래에 담긴 진정한 의미
비욘세가 정말 사람들 퇴사를 장려하려고 '흑화'한 걸까요? 신곡이 갑갑한 회사 때려치우라고 주문을 거는 것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2번째, 3번째 자꾸 듣다 보면 –가사를 살펴보면- 이런 부분이 귀에(눈에) 들어옵니다.
“새로운 동기를 찾을 거야”
“새롭게 기반을 쌓는 거야”
“내 안에 존재하는 그 무언가를 찾아”
Beyoncé wants you in formation — for the Great Resignation
"Break My Soul" is all about quitting your job and finding purpose. It could start the "ripple effect" workers need, one expert told Insider.
www.businessinsider.com
(출처: 비즈니스 인사이더)
Beyoncé isn't abandoning the concept of work altogether. Instead, she's "lookin' for motivation" and a "new foundation" — something that has certainly propelled many of America's quitters into different roles as they realize that life is too short to work in a job they aren't passionate about.
비욘세는 일을 완전히 포기하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동기’와 ‘새로운 기반’을 찾으라는 것. 미국의 많은 퇴사자들이 지금 하는 일에 열정을 바치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는 걸 깨달았다면 다른 역할을 찾아 확실하게 나아갈 무언가를 찾으라는 것이다.
- 음악 프로듀서 ‘테리 린 캐링턴’의 논평
"I think it really speaks to the moment and speaks to the fact that people are tired of being really kind of treated unfairly, underpaid, underappreciated, all those things," she said. "If we could all feel that we are really truly creating value with our work, I think that's the big picture."
"사람들이 불공평한 처우, 낮은 임금, 부당한 평가 등을 받는 상황에 이젠 지쳐있는 순간, 그런 사실을 비욘세가 말해주고 있다고 봐요. 우리 모두 일을 통해서 정말 진정으로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느낀다면 그게 큰 그림인 거죠."
7. 공감과 힐링...'비욘세 모먼트'를 기다렸을 뿐
https://www.buzzfeednews.com/article/davidmack/beyonce-break-my-soul-quit-job
Beyoncé Said To Quit Your Job. These People Actually Did.
“We started listening and, I kid you not, the minute I heard Beyoncé say, ‘I just quit my job,’ I knew I wasn't going back to my job tomorrow morning.”
www.buzzfeednews.com
Beyoncé Said To Quit Your Job. These People Actually Did
비욘세 노래 듣고 사람들 진짜 퇴사했다
While the song wasn’t the determining factor that pushed Galindo and Liang to leave their jobs, it did serve another important purpose: It made them feel less alone.
비욘세 노래는 회사를 그만두게 한 결정적 요인은 아니지만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들을 덜 외롭게 해 준 것이다. (Galindo와 Liang은 “비욘세 노래 듣고 퇴사했다”고 SNS를 올려 원문 기사에서 앞서 언급된 사람들입니다.)
Letting go of stable employment to pursue a passion can feel daunting as you venture into the unknown, but for Liang, hearing Beyoncé sing about leaving the daily grind and reclaiming a new foundation for herself felt almost therapeutic.
열정을 좇아 안정적인 직장을 놔 버리려면 주춤하게 된다. 불확실한 미래에 모험을 거는 거니까. 하지만 이들에게, 매일매일의 고단한 일상을 벗어나 자신을 위해 새로운 기반을 되찾으라는 비욘세의 노래는 힐링이 됐다.
- 비욘세 신곡 듣고 퇴사했다는 ‘리앙’ 씨 인터뷰
“When you know that other people share your experience like that, that burden is reduced and it doesn’t weigh down as heavy on just your shoulders,” Liang said. “It’s like, Yeah. OK. This is a universal experience. It’s not just me.”
“다른 누군가가 여러분과 같은 경험이 있다고 공유해주면, 부담이 줄고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던 무게도 덜 수 있잖아요. 보편적으로 경험하는 일이고, 저만 그런 게 아니니까요.”
- 비욘세 신곡 듣고 퇴사했다는 ‘갈린도’ 씨 인터뷰
Galindo said. “She just awoke this thing in me that was like, I can do what I want to do and just keep going in life and not have to feel stuck anymore. I’m gonna have my Beyoncé moment and not go to work tomorrow and do the stuff that I want to do and love.”
“비욘세는 제 안의 이걸 깨웠어요.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다고, 그냥 나아가라고, 더 이상 갇혀 있지 않아도 된다고. 나만의 비욘세 모먼트를 갖고 내일 출근 안 할 거예요. 제가 원하고 사랑하는 일을 할 겁니다.”

그래서 결론은 무엇이냐? You won’t break my soul !!!
세상 그 어떤 것도 - 연봉 수억 주는 직장일지라도 - 나를 파괴하지 않도록 결단 내릴 수 있는 사람이 될 것. 나의 고귀한 '영혼' 잘 붙들고 계셔야 합니다.
#작가선생 #월드뉴스why #비욘세 #신곡 #브레이크마이소울 #미국직딩폭풍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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