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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체능

[야구] 엘롯라시코...무엇? (2017년 무박2일 혈투 추억여행)

by 작가선생 2023.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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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야구에서 엘지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맞붙는 시합을 ‘엘롯라시코’라고 합니다. 엘지의 ‘엘’, 롯데의 ‘롯’은 알겠는데... ‘–라시코’는 대체 무슨 뜻일까요?

* KBO(Korea Baseball Organization): 한국프로야구위원회, 통칭 한국 프로야구. 네티즌들은 발음 나는 대로 ‘크보’라고도 함.

 

지코, 멕시코, 샌프란시스코, 들창코, 무심코, 코스트코, 유네스코, 붕어 싸만코 등등등. 세상에 많고도 많은 코들이 있지만 오늘은 ‘엘롯라시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어디서 유래한 말인지 함께 파헤쳐 봅시다.

 

 

스페인어 '엘 클라시코(El Clásico)'

 

엘 클라시코(El Clásico)라는 말이 있습니다. 스페인어입니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간판 축구클럽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경기를 일컫는 말입니다. 각 팀 연고지가 팀명 그대로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죠. 두 팀은 역사적 문제로 앙숙이고 적대감이 크기 때문에 만날 때마다 빅매치 혈투입니다.

 

 

El Clásico를 영어로 하면 The Classic입니다. 클래식 매치라는 뜻입니다.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메시가 바르셀로나에서 뛰던 시절은 아마도 경기장이 펄펄 끓었을 듯합니다. 엘 클라시코에는 명불허전 빅매치라는 뉘앙스가 담겨 있습니다.

 

 

물 건너 야구로 이적한 용어

 

이랬던 축구용어가 어느 날 한국의 야구 게시판에 등장합니다. (2010년 디씨인사이드 야구갤러리)

(출처: 나무위키)

 

‘엘 클라시코’를 살짝 비틀어서 엘지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를 ‘엘꼴라시코’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야구를 죽어라 못하는 롯데를 ‘꼴찌 롯데, 꼴데’라고 놀리면서 첫 글자 하나씩 따다 저렇게 붙였습니다. 줄여서 ‘엘꼴 전’이라고도 했습니다. L ggolásico(엘 꼴라시코)라고 적어놓고는 엘지(LG)와 롯데(Lotte) 모두 첫 글자가 L인 두 팀의 맞대결, 꼴찌탈출의 승부처라고도 했습니다.

 

야구팬들 사이에 워낙 널리 퍼진 말이었지만, 언론은 특정팀을 비하하는 ‘꼴’이라는 단어를 쓸 수는 없었을 겁니다. 신문 방송에서는 점잖게 다듬어서 ‘엘롯라시코’라고 적었습니다.

 

 

엘지와 롯데는 라이벌이 아니다?

 

네, 그렇습니다. 엘지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는 각각 찐 라이벌이 따로 있습니다.

 

엘지는 잠실 홈구장을 같이 쓰는 두산 베어스가 최대 라이벌입니다. 롯데가 죽기 살기로 이겨야 했던 팀은 기아 타이거즈입니다. 지역기반이 같은 더비 매치(derby match)가 대결구도는 더욱 선명했습니다.

 

엘지와 롯데는 가을야구에서도 그닥 마주친 일이 없습니다. 1995년에 플레이오프를 치른 적 있고, 포스트시즌에 나란히 진출한 건 2000년이 마지막입니다. 본격적으로 큰 판에서 불을 뿜는 경기를 펼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엘지-롯데가 만나면 생기는 일

 

그런데 어쩌다 엘지와 롯데는 운명(?)의 짝꿍이 됐을까요?

 

‘엘롯라시코’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2010년 즈음부터 엘지와 롯데, 롯데와 엘지의 맞대결은 늘 화제였습니다.

 

좋게 해석하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쫀득한 승부지만, 경기흐름은 실책과 폭투, 본헤드 플레이가 난무하는 대환장 파티였습니다. 기상천외라고 해야 할지 진기명기라고 해야 할지... 호사가들이 좋아할 법한 에피소드를 대량 생산해 내곤 했습니다. 이를테면 이런 식입니다.

 

만루 홈런으로 4득점 빅이닝을 만들어 놓고 역전패를 당합니다. 부진했던 선수들이 미친 듯 인생투, 인생타를 날리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주전들이 실책으로 무너집니다. 경기시간이 4시간을 훌쩍 넘어갑니다. 관중들의 온몸을 얼어붙게 만들었다가 뒷목 잡게 만들었다가 영혼까지 탈탈 털어버리는 스릴러 야구를 시전 했습니다.

 

오죽하면 다른 팀 팬들도 엘지롯데전의 다이내믹함(?)을 직관하러 경기장으로 몰려왔을까요. 심신미약자에게 절대 권해선 안 될 막장대첩은 몇 년이나 지속됐습니다. 아~ 혼란하다 혼란해. 이 경기의 끝은 어디인가? 당최 무슨 야구를 하는지 알 수 없어 양팀 팬들은 엘롯전이 열릴 때마다 속이 터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2023년인 지금은 웃으며 말할 수 있습니다. (하하하하하하......) 엘롯전 해프닝이야 많고도 많지만 오늘은 2017년으로 추억여행을 떠나보겠습니다.

 

 

자정 넘어 끝난 대환장 야구

 

2017년 6월 부산 사직구장. KBO리그 시즌 7차전에서 엘지와 롯데가 만납니다.

 

승부는 연장 12회까지 이어졌습니다. 저녁 6시 반에 시작한 경기는 다음날 0시 8분에 끝납니다. 5시간 38분 동안 이어진 혈투였고 KBO 역사에 길이 남을 무박 2일 승부였습니다. 때문에 ‘야구경기’라기보다 ‘야구전쟁’으로 불러야 마땅해 보입니다. 두 팀에서 마운드에 올랐던 투수는 무려 16명입니다.

 

팬들 속을 뒤집어 놓은 플레이는 이루 다 말로 할 수 없습니다. 대략만 훑어도 이렇습니다.

 

9회 초 엘지는 1사 만루 찬스를 무득점으로 날립니다. 10회 말 롯데 신본기 선수는 볼넷으로 출루하지만 견제사 합니다. 무사 만루에서 김문호 선수가 2루타로 극적인 10대 10 동점을 만들어냈지만, 11회에 엘지는 파울플라이로, 롯데는 삼자범퇴로 양 팀 모두 점수를 만들지 못한 채 이닝을 삭제당합니다.

 

12회 초 엘지는 투수 이동현 선수를 타석에 내보내는 상황까지 옵니다. 롯데는 투수(약자)와 상대하려는 전략으로 앞서 채은성 선수를 고의사구로 밀어냈습니다. 하지만 볼카운트 2B-2S까지 이동현에게 끌려갑니다. 결국 채은성 선수도 도루에 실패하면서 이닝이 끝납니다.

 

12회 말 무사 1,2루. 롯데 전준우 선수가 중전 안타를 때렸고, 엘지 중견수 안익훈 선수는 포구하지 못했습니다. 롯데가 힘겹게 11대 10으로 승리를 가져갑니다. 영상을 보면 중견수는 넋을 놓아버린 듯 고개를 떨굽니다. 덩그러니 뒤로 빠진 공을 주우러 가지도 않습니다. (맴찢) 결국 승부는 갈렸지만 엘지도 롯데도 누가 누가 더 못하나 경쟁하듯 오점을 수두룩 남긴 졸전이었습니다.

 

경기가 혼전을 거듭하면서 자정을 넘겼기 때문에, 아침 뉴스로 결과를 확인한 팬들은 정말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롯데 vs. LG... 5시간 38분 혈투 '무박 2일' 진풍경 (2017년 SBS 뉴스) (바로가기 클릭)

 

이닝별 하이라이트 모음 (바로가기 클릭)

 

 

 

엘롯라시코... 애증의 연결고리

 

2022년까지 성적을 봤습니다. KBO 40년 동안 시즌 전적은 엘지가 21승 2무 18패, 롯데가 18승 2무 21패입니다.

 

2000년대 초반 엘지와 롯데는 기아와 함께 꼴찌 경쟁을 다퉜습니다. ‘엘롯기 동맹’이란 말도 그때 나왔죠. 동네야구 하냐는 비난도 거셌습니다. 2010년에 등장한 ‘엘롯라시코’라는 말에는 두 팀의 기본기 부족을 지적하면서 프로답게 좀 잘하라는 뼈아픈 지적이 들어 있었습니다.

 

‘엘롯라시코’는 두 팀의 애증으로 얽힌 연결고리이기도 합니다. 레전드 박용택 선수와 이대호 선수는 아이러니하게도 ‘엘롯전’으로 은퇴 경기를 치렀습니다.

 

 

헬파티 잊고 명승부 가자!

 

한때 바보들의 야구 퍼레이드라며 한껏 놀림을 받았지만 이제 ‘엘롯라시코’는 어감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엘지와 롯데 모두 이번 시즌 상위권에서 선전하고 있습니다. 승부사들이 펼치는 짜릿한 야구대결, 최정상 빅매치도 언젠가는 꼭 보여주시길. 한국 프로야구의 명가 쌍둥이네와 거인가족의 ‘엘롯라시코’를 언제나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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