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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

[금리] 예상치 웃돈 미국 8월 CPI (8.3%)...파월 의장 브레이크 더 세게 밟을까?

by 작가선생 2022. 9. 14.

 

1. 시장은 8.0% 전망했지만!

 

현지시각으로 13일, 미국 8월 CPI (Consumer Price Index, 소비자 물가지수)가 나왔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 8.3% 올랐습니다. 월가 전문가들은 8.0%를 예상했습니다. 전망치를 웃돈 기록입니다.

 

미국 CPI 추이 꺾은선 그래프
(출처: 서울경제)

 

그래프를 참고해서 최근 추이를 한 번 보시죠.

6월 9.1%     7월 8.5%     8월 8.3%

 

6월에는, 1981년 11월 이후(약 40여 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면서 고점을 찍었습니다. 7월에 다소 둔화되고, 8월에 조금 더 꺾였습니다. 두 달 연속해서 수치가 떨어졌습니다만, 미국 정부나 시장의 기대에는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전월 대비 물가 상승률(한 달 사이에는 얼마나 올랐는지 보니) 0.1%였습니다. 월가 전문가들은 0.1% 떨어졌을 거라고 전망했는데요. 이마저도 틀렸습니다. 미국 민생경제가 40여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고인플레에 짓눌려 있는 상황, 숫자들이 계속 증명하고 있습니다.

 

증시도 ‘화들짝’ 놀란 분위깁니다. 8월 CPI가 발표되자 나스닥 지수는 3% 가까이 빠졌습니다. 3대 지수 모두 하락했습니다.

 

 

2. 유가 떨어졌는데... 물가 안 잡히는 이유는?

 

기름 값 빼고 다 올라서 그렇습니다. 식료품비, 의료비, 주택비(임대료) 상승세가 에너지 가격의 하락세를 무색하게 만든 겁니다.

 

수퍼에 여러가지 과일이 진열되어 있는 모

 

식품 가격은 1년 사이 13.5% 급등했습니다. 전월과 비교해도 식품 0.8%, 재화 0.5%, 서비스 0.6% 일제히 올랐습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부문을 빼고 산출하는 ‘근원 물가’가 있습니다. (근원CPI, 핵심CPI, 코어CPI 등으로도 표기함) 이 역시 전년 대비 6.3% 올랐습니다. 전월 대비로는 0.6% 올랐습니다. 월가 예상치는 0.3%였는데 무려 두 배나 차이가 납니다.

 

무엇보다 물가 상승의 주범은 주거비(임대료)였습니다. 1년 사이 6.2%, 한 달 사이에 0.7% 올랐습니다. 199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고 합니다.

 

3층 주택단지가 보임

 

주거비는 CPI에서 32%, 근원CPI에서 41%를 차지합니다. 꽤 높은 비중입니다. 게다가 임대료는 부동산 경기에 즉각 반응하지 않습니다. 집세는 한 번 오르기 시작하면 잘 떨어지지 않죠. 부동산 경기가 침체될 조짐을 보여도 하루 이틀 안에 하락세로 돌아서지 않습니다. 당분간 CPI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주거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3. 미쿡 사람들 가계 부담 얼마나 커졌나?

 

인플레이션을 반영해서 실질적인 시간당 소득을 계산한 자료가 있습니다. 봤더니요,

 

남자 바지 뒷주머니에 지갑이 꽂혀있음.

 

8월에 전월 대비 0.2% 늘었지만, 전년 대비로는 2.8% 줄었습니다. 무디스 애널리스틱스(Moody’s Analytics)의 ‘라이언 스위트’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가정에서 지난해와 똑같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려고 할 때 매달 460달러를 더 내야 한답니다. 먹고 입고 사는 수준은 그대로인데, 월 지출이 60만 원 가량 더 늘었다는 얘깁니다. 물가가 오른 만큼 돈을 더 쓸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습니다만, 실생활에선 미국 사람들도 허리를 졸라매고 지출을 줄이고 있겠지요.

 

 

4. 9월 FOMC 초관심...울트라 스텝도 가능?

 

시장의 관심은 온통 이달 FOMC에 쏠려 있습니다.

 

미 연준 파월 의장이 회의장에서 자신의 이름표를 좌석 앞에 놓고 있다.

 

미 연준(Fed, Federal Reserve Board)이 오는 20~21일(미국 현지시각)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정례회의를 열죠. 기준금리 어떻게 할 것이냐? 8월 CPI가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8.3%... 예상치보다 높게 나오면서 이번 금리 인상도 ‘자이언트 스텝’이 확실시되고 있는데요.

 

- 25bp (0.25%p/한 단계 인상) ‘스몰/베이비 스텝’

- 50bp (0.50%p/두 단계 인상) ‘빅 스텝’

- 75bp (0.75%p/세 단계 인상) ‘자이언트 스텝’

-100bp (1.00%p/네 단계 인상) ‘울트라 스텝’

 

8월 CPI가 발표되자마자 ‘빅 스텝’ 의견은 사라졌습니다. 이번에 또 75bp 인상을 하면 자이언트 스텝을 세 차례 연속 시행하는 셈입니다.

 

‘울트라 스텝’ 가능성도 나옵니다. 물론 100bp 인상은 과하다는 지적입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선

-   75bp 인상 가능성 82%

- 100bp 인상 가능성 18%

로 전망합니다. 8월 CPI가 발표되기 전까지 100bp 인상 가능성은 0%였습니다.

 

11월, 12월로 이어질 긴축 행보 역시 관건입니다. 50~75bp 수준으로 연준이 계속 강하게 브레이크를 건다면, 내년 초 미국 금리는 4% 초중반까지 열어놓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현재로선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재료가 어디서도 선명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CNBC는 “인플레이션 둔화를 위한 연준의 노력이 2023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5. 1970년대 '왔다리 갔다리' 하다 실패...반복 않겠다?

 

미 연준은 1970년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당시 오일쇼크로 에너지를 비롯한 물가 급등에 긴급히 금리인상에 나섰지만, 경기침체를 우려해 기조를 완화하길 반복했습니다. 이른바 '스탑 앤 고(stop-and-go)' 방식으로 대응했다가 물가와 실업률이 동시에 치솟아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6. 바이든 “물가 잡으려면 시간 더 필요”

 

예상치를 웃도는 8월 CPI 지표가 나오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인플레 감축법’에 대해 재차 정당성을 부여했습니다. 공식 성명을 내서,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는데 진전이 있었다고 강조했고, 앞으로 더 많은 시간과 결심이 필요하다고도 언급했습니다.

 

 

미국은 11월 8일 중간 선거를 치릅니다. (미국 대통령의 집권 2년 차에 실시하는 상하원 선출 선거, 대통령 임기가 4년이기 때문에 '중간 선거'라고 함.) 두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고물가'는 바이든 정부를 공격할 '정권 심판론'의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민주당에는 불리한 내용입니다. 미국 공영방송 NPR이 지난 8일 여론 조사한 내용을 보면, 중간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인플레이션’을 최대 관심사로 꼽은 비율이 30%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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