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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종말의 날 빙하 "필사적으로 버티는 중"...무슨 일?

by 작가선생 2022. 9. 6.

 

무너져 내리는 빙하의 단면
무너져 내리는 '스웨이츠 빙하' (출처: 뉴스펭귄)


1. 녹으면 지구 재앙...‘종말의 날’ 빙하가 있다고?

 

지구 종말의 날(Doomsday) 빙하라고 불리는 곳이 있습니다. 남극에서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면서 붕괴되고 있는 곳. 바로 아문센 해에 위치한 ‘스웨이츠 빙하(Thwaites Glacier)’입니다.

 

지구 종말까지 들먹이면서 다소 섬뜩한 이름을 붙인 데는 당연히 이유가 있습니다. 기후위기의 마지노선, 그 상징으로 학계가 주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웨이츠 빙하는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보다 면적이 조금 작습니다. 공식 정보로는 19만 1,900㎢ 라고 나오는데요. 계속 녹아서 줄고 있다니까 더 작아졌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남아메리카 아래쪽 남극대륙 지도. 아문센해에 위치한 '스웨이츠 빙하' 표시
(구글맵)
(출처: 나우뉴스)

 

확실한 건, 해마다 녹아내리는 얼음의 양이 무려 500톤이라는 겁니다. 이게 다 어디로 갈까요? 네, 맞습니다. 바닷물이 됩니다. 때문에 전 세계 해수면이 약 4%씩 높아지고 있습니다.

 

학계에서는, 이미 동맥이 파열됐고 출혈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을 내렸습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에 실린 관련 논문 한 편이 CNN 등 외신을 통해 오늘 전 세계에 전해졌는데요. 내용을 자세히 보니 이렇습니다.

 

 

2. "1~2년 안에 급격한 위기" 온다는데!

 

미국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교(University of South Florida) 해양지구물리학자 알라스테어 그레이엄 (Alastair Graham) 부교수 연구팀과, 영국 국립 남극자연환경연구소(BAS, British Antarctic Survey) 해양지구물리학자 로버트 라터(Robert Larter) 연구팀 공동 조사로,

 

스웨이츠 빙하가 지난 200년 동안 얼마나 녹았는지를 조사했는데요.

 

특정 시점부터 빙하의 끝이 해저 능선에서 떨어져 해마다 2.12km (km/year) 속도로 후퇴했습니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위성으로 관측한 속도와 비교했더니 두 배 더 빨랐습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로버트 라터는, 스웨이츠 빙하가 “현재 필사적으로 버티고 있다”면서 “손톱으로 간신히 잡고 있는 것처럼”이란 표현을 썼습니다.

 

앞으로 1~2년이 위기라고도 경고했습니다. 빙하가 해저 얕은 쪽의 능선 너머로 후퇴한다면 앞으로 1년이나 2년, 짧은 기간 동안에라도 급격한 양의 얼음이 순식간에 녹아내리는 사태를 겪을 수도 있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3. 빙하의 ' 발자국' 최초 확인

 

이번 논문은 지난 2019년 탐사를 기반으로 한 내용입니다. 당시 연구선 ‘나다니엘 B. 파머 호(Nathaniel B. Palmer, 미국 국립과학재단이 개발하고 임차하는 쇄빙선)와 함께 첨단 로봇 잠수정 ’란(Ran)‘이 투입됐는데요.

(사진출처: 연합뉴스)

 

무려 20시간에 걸쳐 스웨이츠 빙하 앞쪽에서 700m 아래 해저 지형을 수차례 촬영했습니다. 그리고 지도로 만드는(매핑)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고해상도 촬영으로 과거 빙하가 후퇴한 흔적을 분석한 최초의 시도였죠.

 

예전에 빙하가 후퇴하면서 조수간만의 차이로 평행 능선을 160여개나 ‘발자국’처럼 남겨놓았다는 사실도 사상 처음으로 확인했습니다.

 

남극대륙처럼 육지를 뒤덮은 얼음이, 빙하를 타고 흘러 내려오면 해수면 위로 퍼지면서 평평하게 얼어붙으면 이걸 ‘빙붕(ice shelf)’이라고 합니다. 외형상 200∼900미터 두께로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거대한 얼음 덩어리인데요.

 

지구온난화로 점점 따뜻해진 바닷물이 완전히 맞닿아 있는 빙붕을 녹이는 건 어떠면 당연해 보입니다만, 바닷속 빙하까지 녹인다니, 놀라운 사실입니다.

 

빙붕의 아래쪽 바닥과 해저가 맞닿은 부분이 들린 틈으로 따뜻한 바닷물이 스며들면서 해빙이 가속화되고 점점 빙하를 뒤로 밀어내는 것. 빙하가 점점 더 빨리 내륙으로 붙는 이유입니다.

 

학계에서는 스웨이츠 빙하가 완전히 녹아내린다면 지구 해수면이 약 1∼3미터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합니다. 세계 인구의 약 40%가 바닷가 100km 이내에 거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1~3미터 해수면 상승만으로도 이들은 직격탄을 맞게 됩니다.

 

그레이엄 부교수는 아직 풀지 못한 숙제가 남아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단 한 가지는 확실하다고 강조합니다. 일부 과학자들이, 남극의 빙상이 느리게 반응한다고 믿고 있는데 “틀렸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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