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날짜가 왜 ‘9월 17일’ 인가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가 9월 17일을 ‘오징어 게임의 날(Squid Game Day)’로 정했습니다. 넷플릭스의 역대 최고 흥행작인 K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그런데 왜 '9월 17일' 일까요?
이날은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에서 처음 공개된 날입니다.
그러고 보니 생각이 나네요. 지난해 추석 연휴에 9부작을 내리 정주행 했던 제 모습이요. 휘몰아치는 전개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던 ‘그 전율’을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잘 설계된 수작이라고 해도, 신드롬의 정점에 있었다고는 해도, 드라마의 수명이 이리도 길었던가요? 1년이 다 되어가는데 오겜 열기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2. “역사 만들고... 장벽 깼다”
지난달 30일(8.30)에 LA 시의회는 매년 9월 17일을 ‘오징어 게임의 날’로 공식 기념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이번 결의안은 한국계인 존 리 LA 시의원이 발의했습니다.
존 리 의원은 K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성과를 크게 2가지로 짚었습니다. “역사를 만들었다” 그리고 “장벽을 깼다"고 표현했는데요.
‘오징어 게임’이 달고나, 구슬치기 같은 한국인들만 아는 놀이 문화를 쉽고 친근하게 노출시키면서 K콘텐츠의 파워를 알렸고, 덕분에 미국 내 영화엔터산업 분야에서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의 입지와 자부심이 커졌다는 겁니다.
그리고 서구권 시청자들은 자막 때문에 해외 드라마(시리즈물)를 잘 보지 않는데, ‘오징어 게임’을 기점으로 장벽이 깨졌다고 평가했습니다. 편견과 귀차니즘을 넘어설 수 있도록 '오징어 게임'이 참신한 '텔링'의 힘을 보여주었고, K콘텐츠의 대표주자 역할까지 톡톡히 해냈다는 얘깁니다.
결의안에는 마치 핵심정리 노트처럼 ‘오징어 게임’의 공식 성과들도 잘 정리돼 담겼습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 황동혁 감독이 넷플릭스의 투자를 받기 전부터 10년 가까이 심혈을 기울여 설계한 작품이며
- 공개 한 달 만에 90여 개 나라에서 1위 기록
- 첫 4주 동안 1억 1,100만 명 이상 시청자들이 스트리밍, 이전 기록 8,200만 명을 깼고
- 첫 28일 동안 16억 5,045만 시간을 기록
역대 최다 시청기록을 세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라고 요약돼 있습니다.
3. K드라마 기념일...이례적?
그런데 특정 드라마 때문에 공식 기념일을 제정하는 건 미국에서도 무척 이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과 관련된 기념일이라면,
- 8월 7일 ‘김연아의 날’ : 2010년 8월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연아 선수가 방문한 것을 기념
- 10월 21일 ‘한복의 날’ : 뉴저지, 콜로라도, 애리조나 등에서 제정. 재미차세대협의회(AAYC, Asian American Youth Council, 대표 ‘브라이언 전’)의 한국 문화 제대로 알리기 캠페인 일환
- 11월 22일 ‘김치의 날’ : LA가 속한 캘리포니아주에서 한국이 김치 종주국임을 알리고 한국의 김장문화를 선보이기 위해 제정
정도가 있는데요. 대부분 다문화 정책의 일환이거나, 특별한 이벤트를 기념하는 식입니다.
혹시 제가 모르는 ‘K기념일’이 있다면 꼭 알려주세요! ^^
4. 그래서 ‘오징의 게임의 날’에는 뭘 하나요?
첫 공식 행사는 ‘오징어 게임의 날’ 선포식입니다. 9일 금요일 LA시청 앞에서 열립니다.
에릭 가세티 LA시장은 물론이고요, 황동혁 감독, 이정재 배우, 제작사 싸이런픽쳐스의 김지연 대표도 참석할 예정입니다.
특히 드라마가 공개된 지 1년 만에 에미 시상식이 우연찮게(?) 맞물려 있습니다. 지난해 워낙 대단했던 돌풍 속에 오징어 게임의 에미상 수상 가능성이 여러 차례 언급됐었지만, "에이~ 한 해 지나면 열기 식지 않겠어? 사람들이 기억이나 할까?" 반신반의 했었죠. 그런데 1년 지나고 보니, 와!! 감독, 배우, 제작진의 수상 기대감은 여전히 높습니다. ‘오징어 게임'에 대한 화제성도 여전합니다.
LA시가 ‘오겜데이’를 해마다 어떤 방식으로 기념할지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는데요. 단지 이름뿐인 날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세계적으로 거대한 팬덤을 갖고 있는 영화 ‘스타워즈 데이(5월 4일)’처럼 ‘오징어 게임의 날’도 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많이 열어주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작가선생 #월드뉴스why #LA오징어게임의날 #이례적 #역사만들고장벽깨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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