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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핵 재앙' 우려에 결국... 우크라 자포리자 원전 '전면' 가동 중단

by 작가선생 2022.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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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럽 최대 원전 “완전히 멈춰 섰다”

 

우크라이나 지역 ‘자포리자 원전’의 원자로 6기를 상공에서 내려다 본 모습. 버튼처럼 생긴 빨간 동그라미 6개가 보인다.

(출처: 막사르 테크놀로지)

막사르 테크놀로지가 제공한 위성사진. 우크라이나 지역 ‘자포리자 원전’의 원자로 6기를 상공에서 내려다본모습. 버튼처럼 생긴 빨간 동그라미 6개가 보인다.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ZNPP)이 완전히 가동을 멈췄습니다.

 

현지시각으로 11일, 우크라 측에서 “전면 가동을 중단한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자포리자 원전은 유럽에서 가장 큰 원자력 발전소입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전쟁이 6개월 넘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 그건 차순위 문제입니다. 원전 앞마당에서 러시아와 우크라가 서로 총 쏘고, 대포 쏘고, 미사일 날리고 이러고 있으니. 핵 참사라도 터질까, 국제사회는 가슴이 조마조마했습니다.

 

이곳에 원자로가 총 6기 있는데요. 1~4호기 4개는 전쟁 직후 진작에 운영을 멈췄습니다. 5호기는 지난 1일에 포격으로 멈춰 섰습니다. 오늘 이슈가 된 건 6호기입니다.

 

우크라이나의 국영 원전 운영기업인 ‘에네르고 아톰’이 현지시각으로 11일, 텔레그램을 통해서 공식 성명을 냈습니다. 유일하게 가동 중이던 마지막 6호기를, 현지시각으로 오전 3시 41분 (한국시각으로 오전 9시 40분)경 국가 전력망에서 완전히 분리했다는 내용입니다.

 

 

2. 마지막 6호기 ‘콜드 셧다운(cold shutdown)’

 

현재 6호기는 가장 안전한 상태인 ‘냉온 정지(cold shutdown)’, 즉 냉각 및 저온 상태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콜드 셧다운(cold shutdown)’이란 핵연료의 냉각 상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원자로 내부 온도가 100℃ 아래로 떨어진 상태를 말합니다.

 

앞서 ZNPP(자포리자 원전 발전단지)와 우크라이나 자국 전체의 전력망을 연결하던 마지막 송전선이 화재로 끊어진 사고가 있었습니다. 6호기는 전력선이 끊어져 완전히 고립됐고, 사흘 동안 ‘섬(island) 모드’로만 움직였는데요. ‘섬 모드’란 원자로를 냉각하는 것과 같은, 발전단지의 안전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전력만 생산하는 단계를 말합니다.

 

 

3. 이젠 연료도 없고 기술자도 없다!

 

원전이 스스로 전력을 생산할 수 없는 경우, 두 가지 대체안이 있습니다. 첫째는, 가까운 다른 발전소에서 전력을 끌어다 쓰는 겁니다. 근처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전력을 가져올 수도 있지만, 그 예비 공급선마저 지난 8일 포격으로 망가져 버렸습니다.

 

두 번째 비상수단은 디젤 발전기를 돌리는 겁니다. 관건은 연료와 기술력인데요. 연료가 단 열흘 치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원전 가동에 필수인력인 기술자들마저 재난 상황을 대비해서 원전을 대거 떠나 버렸습니다. 결국 ‘원전 폐쇄’ 말고는 선택지가 없었던 셈이죠.

 

 

4. 러시아측도 공식 확인

 

‘자포리자 원전 전면 가동 중단’이라는 우크라 측 발표에, 러시아 측도 같은 내용을 공식 확인해 전했습니다. 러시아원자력공사(Rosenergoatom)는 ‘인테르팍스(Interfax) 통신’에 성명을 보내 “마지막 6기 원자로가 가동이 중단”됐고, “현재 냉온 상태로 전환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 동남부에 위치해 있습니다. 지난 3월 러시아가 일대를 점령한 뒤로, 러시아군의 통제 아래 우크라 직원들이 원전을 운영해 왔습니다.

 

 

5. IAEA “자포리자 원전 가동...현실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아”

 

국제원자력기구 IAEA는 자포리자 원전을 가동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달 초 현장을 직접 조사하고 작성한 보고서를 보면, 폭격으로 원전의 전력공급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경우가 여러 차례 발생했다고 나옵니다. 원전에 전력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한다면, 원자로가 과열되면서 방사성 물질이 새어 나와 원자로의 노심이 녹아내리는 ‘멜트다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원전 사고 ‘최악의 수준’을 경고한 겁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라파엘 그로시 / IAEA 사무총장

“남은 1기 계속 가동하는 것 위험... 과열되면 최악의 경우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자포리자 원전 주변에서 포격 중단해야... 원전은 절대 전쟁의 노리개 될 수 없어”

 

 

6. 젤렌스키 “비무장지대 설정해야”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 7일,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포리자 원전 주변 지역을 ‘비무장 지대’로 설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원전 폭격으로 핵 재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본 해결책은 내놓지 못합니다. 상대편을 비난하면서 책임 떠넘기기 바쁩니다.

 

전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 비참한 현실에서, 유럽 최대의 원전이었던 자포리자 원전이 결국 전면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잠정적으로 대형 핵사고는 피할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작가선생 #월드뉴스why #자포리자원전 #전면가동중단 #마지막6호기마저 #IA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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