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감독 제임스 카메론(James Cameron)은 1997년 ‘타이타닉(Titanic)’을 선보이면서 전 세계 흥행공식을 다시 썼습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잘 아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북미권 밖의 관객들에게 이건 좀 낯설 듯싶습니다. 카메론 감독이 다년간 심해잠수를 즐겨왔으며 해저탐사에 일가견이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그는 타이타닉호 난파선이 있는 지점까지 33차례나 직접 내려갔다 왔습니다. 완벽주의 성향의 감독이 영화제작을 위해 자료 조사차 다녀온 것 아니겠느냐, 생각할 수 있는데요. 예전 한 인터뷰에서 카메론 감독은 흑심(?)을 고백한 바 있습니다.
영화 ‘타이타닉’을 만들려고 잠수탐사를 했던 게 아니라, 타이타닉호 잔해를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도 강렬해서 사심(!)을 채우고자 영화 제작을 기획했다고 말이죠.
그는 잠수정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과정에도 깊이 참여할 정도로 전문지식이 해박합니다. 자신의 1인 잠수정 ‘딥씨 챌린저(Deepsea Challenger)’를 타고, 지구에서 가장 깊은 해저로 알려진 ‘마리아나 해구(Mariana Trench)’도 갔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기네스에 올랐습니다. 솔로 심해잠수 부문 세계기록 보유자가 된 겁니다.
혹시 ‘아바타: 물의 길(Avatar: The Way of Water, 2022)’도 사심 제작이었을까요? 장담하건대 바닷속 세계관을 구축하면서도 해양 덕후의 면모는 유감없이 발휘됐을 듯 싶습니다.
지난 일요일(2023. 6.18) 타이타닉 난파선을 보러 심해관광에 나섰던 잠수정이 실종되고 나흘 여간 수색이 진행되는 사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과거 해저탐사 활동과 발언 내용들이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다수 매체가 인터뷰 요청을 했지만 감독은 잠시 침묵을 지키는 듯 보였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목요일 밤(2023. 6.22) “잠수정은 수중에서 폭발했고 탑승자 5명 모두 사망했다”는 미국 해안경비대의 공식 발표가 나왔습니다. 이후 카메론 감독은 ABC, CNN 뉴스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아래는 CNN 텍스트 기사에서 일부분을 발췌했습니다. ABC, CNN 뉴스영상을 보시려면 맨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용어 정리
* 타이타닉 vs. 타이태닉
바른 표기는 ‘타이태닉’이라고 합니다만, 영화 ‘타이타닉’이 고유명사처럼 돼 버려서 2가지를 혼용해 쓰기가 애매하네요. 제 글에서는 ‘타이타닉’으로 통일했습니다. (어디선가 퀴즈나 시험문제로 나오면 ‘타이태닉’을 꼭 선택하세요. ^-^)
* 타이탄(Titan): 실종된 잠수정의 이름
*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OceanGate Expeditions): 타이타닉 심해관광을 주도한 회사이름
James Cameron shares thoughts on the submersible tragedy, sees similarities with Titanic wreck
제임스 카메론 감독, 잠수정 사고에 대해 견해 밝혀...“타이타닉 난파사고와 닮았다” (CNN 2023. 6.22. / Lisa Respers France 기자)
“I think there’s a great, almost surreal irony here, which is Titanic sank because the captain took it full steam into an ice field at night, on a moonless night with very poor visibility after he had been repeatedly warned,” Cameron told CNN’s Andersoon Cooper while appearing on AC360 Thursday.
(CNN 앤더슨 쿠퍼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비현실적이고 아이러니합니다. 타이타닉호가 침몰했던 건, 수차례 경고가 있었는데도 시야가 흐린 달밤에 선장이 전속력으로 빙하를 향해 배를 몰았던 탓입니다.”
Cameron added he thinks “we’re also seeing a parallel here with unheeded warnings about a sub that was not certified.”
“이번 사고에서도 비슷한 맥락이 보입니다. 안전성을 검증받지 않은 잠수함에 대해 경고가 있었지만 간과했습니다.”
* 외신들이 보도한 내용을 보면, 사고 잠수정 타이탄은 “승객을 태우기에 너무 실험적”이라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미 항공우주국 NASA를 비롯해서 특정 항공우주선 제작업체와 협력했고, 특정 대학 연구팀의 자문을 받았다고 회사는 홍보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에 따르면 2018년 해양기술협회의 유인 수중 차량 위원회에서 오션게이트 사의 CEO 스톡턴 러시에게 경고 서한을 보냈다고 합니다. 잠수정 타이탄 개발에 대해 “만장일치로 우려”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Ironically Rush’s wife, Wendy Rush, is a descendant of retailing magnate Isidor Straus and his wife, Ida, who were part of the group of more than 1500 people who died during the Titanic’s maiden voyage, according to New York Times archive records.
아이러니하게도, CEO 스톡턴 러시의 아내 ‘웬디’는 타이타닉호 침몰 사고 때 희생된 ‘스트라우스 부부’의 후손(고손녀)이다.
* 스트라우스 노부부는 영화 ‘타이타닉’에서 다른 이들에게 구명보트를 양보하고 객실 침대에서 서로 껴안은 채 최후를 맞습니다.
Speaking of his deep-sea dives to the site of the Titanic, Cameron told Cooper, “You feel the presence of the tragedy and I think that’s the lure. I think that’s why people want to go and experience it for themselves. To feel, to remember history.”
(타이타닉 난파선 지점으로 수차례 심해 잠수를 했던 경험에 대해) “비극이 존재하는 현장을 그대로 느낍니다. 그 점에 매혹되죠. 그래서 사람들이 직접 가서 경험해 보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직접 느껴보고 역사를 기억하려는 겁니다.”
He added that while he thinks it’s important to remember that history, “here’s a case starkly, today, where the collective, we didn’t remember the lesson of Titanic – these guys at OceanGate didn’t.” “I just think it’s heartbreaking that it was so preventable,” he said.
(역사를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타이타닉호의 교훈을 새기지 못한 사례가 지금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오션게이트 운영진은 기억하지 못한 겁니다. 가슴이 아픕니다.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습니다.”
* 카메론 감독은 사고 잠수정에 탔던 프랑스인 탐험가와 친구였다고 합니다. 25년을 알고 지냈는데 이렇게 비극적으로 떠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합니다.
In 2012, he talked to the New York Times about the dangers of deep sea exploration. “You’re going into one of the most unforgiving places on earth,” he said then. “It’s not like you can call up AAA to come get you.”
2012년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그는 심해 탐험의 위험성을 언급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척박한 곳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AAA에 전화해서 꺼내 달라고 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 AAA, American Automobile Association 응급 도로 서비스
해저탐사에 대한 열정과 도전정신이 가득했던 두 사람.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타이타닉 난파선을 33번이나 직접 보고도 무사히 귀환했습니다. 하지만 CEO 스톡턴 러시는 관광을 나선 지 3차례 만에 끝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무엇이 달랐을까요?

카메론 감독은 인류가 쉽게 범접하지 못하는 세계에 대해 경외심을 놓지 않습니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 닿은 그곳에서 낯선 해양 생명들과 조우하는 영상들을 보고 있으면 정말 화려하고 아름답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몽글몽글한 감정... 경이로움이 가슴속까지 밀려들어오는데요.
그는 해저 관광에 섣부른 환상을 갖지 않도록 인터뷰마다 ‘위험성’을 꾸준히 지적했습니다. 그 어떤 순간에도 탐사 과정은 기술적으로 완벽해야 한다, 안전해야 한다, 강조했습니다. 어찌 들으면 쌀로 밥 지으라는 뻔한 소리 같지만, 자신도 공인된 최고의 전문가들과 협력하면서 미세한 위험 신호에도 늘 주의를 기울였다는 뜻입니다.
실종된 잠수정을 수색하는 나흘 여 동안, 비극적 결말을 예감케 하는 뉴스는 계속 쏟아졌습니다.
일반인 관광객을 태우면서 사망과 장애를 책임지지 않는다는 면책조항에 서명하게 한 것, 5인이 타기에는 좁고 열악한 내부 구조, 구명조끼도 비상식량도 없었던 점, 게다가 4만 원짜리 조이스틱 조종기라니. 사고 선체를 인양하더라도 블랙박스 같은 건 기대할 수조차 없겠죠.
용기와 객기는 한 끗 차이라고도 합니다. 기업가 정신이 자칫 무모함으로 변질된 걸까요? 사고 잠수정 타이탄은 호기롭게 심해를 ‘정복’하러 나섰지만 끝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CNN 기사 (바로가기 클릭)
CNN 뉴스 (바로가기 클릭)
ABC 뉴스 (바로가기 클릭)
+덧) 아래는 같이 보면 좋을 영상입니다. 시사 프로그램 60 Minutes Australia(식스티미닛 호주)에서 2012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잠수탐사 일정을 따라다니며 취재한 내용입니다. 해저로 내려가 담아 온 영상이 무척 경이로운데요.
이번 주 새로 제목을 붙여 다시 업로드 됐습니다.
Why rescuing a deep sea sub in the depths of the ocean is nearly impossible 심해에서 잠수함 구조가 거의 불가능한 이유 (바로가기 클릭)
#작가선생 #월드뉴스 #잠수정타이탄 #잔해확인 #수중폭발결론 #제임스카메론 #타이타닉사고와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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