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지난해 미국의 통화량(M2)이 역사상 처음으로 줄었습니다.
미국은 지금 약 40년 만에 최악의 고물가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대응 차원에서 연준이 공격적으로 긴축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데요. 효과가 있었던 걸까요? 금리인상이 유동성을 적절히 거둬들이고 있다, 이런 신호가 확실한 것인지 시장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관련 외신 (링크)
U.S. inflation roller coaster prompts fresh look at long-ignored money supply (로이터 2023.1.26.)
Money Supply Shrinks for the First Time. What It Says About Inflation and the Economy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 2023.1.25.)
M2 통화량 얼마나 줄었길래?
아래 그래프를 보시면,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을 기점으로 통화량은 가파르게 증가합니다. 그러다가 2023년 올해로 넘어오기 전에 살짝 꺾였습니다.
M2 통화량 추이 (미 연준)
연준이 집계한 지난달(2022년 12월) M2 통화량은 21조 2,000억 달러(2경 6천조 원)입니다.
- 전월 대비 1,474억 달러(181조 원) 줄었고,
- 전년 동월 대비로는 약 3,000억 달러(369조 원) 줄었습니다.
최근 5개월 연속해서 감소세인데요. M2 통화량이 줄어든 것은, 관련 기록이 공식 집계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연준이 금리인상을 시작한 2022년 3월 이후로 보면 5,300억 달러(652조 원)가 줄어들었습니다.
M2가 무엇?
시장의 통화량을 측정하는 지표로 M0, M1, M2가 있습니다.
M0 : 국가의 중앙은행이 발행해서 시중에서 통용해 쓰는 돈, 지폐와 동전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현금’입니다.
M1 = M0 + 요구불 예금 + 수시입출금식 예금
M1은 ‘협의 통화’, 좁은 의미의 통화입니다. M0(현금)에 더해서, 언제든 지급이 가능한 ‘요구불 예금’과,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까지 포함됩니다.
M2 = M1 + 정기예금 + 뮤추얼펀드 + 머니마켓펀드(MMF) 등등
M2는 ‘광의 통화’, 넓은 의미의 통화입니다. 2년 미만의 예금, MMF처럼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자금 등이 포함됩니다.
뉴욕 거래소, 시황 전광판
M2 한때 40% 급증?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고 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자, 미국 연준은 국채,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하면서 시장에 막대한 돈을 풀었습니다. 이때 M2 통화량은 코로나 대유행 직전보다 6조 3,000억 달러(7,447조 원), 약 40%가 급증했습니다.
물가가 치솟기 시작하자 연준은 2022년 6월부터 정책을 유턴합니다. 월 475억 달러(58조 4,000억 원) 규모로 양적긴축(QT, Quantitative Tightening)을 시작합니다. 9월부터는 월 950억 달러(116조 8,000억 원)로 규모를 더 늘렸습니다.
MMT 이론 삐걱?
경제 학계에서는, 국가 중앙은행의 ‘통화량 공급’과 ‘물가 상승률’의 상관관계를 다시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시장 유동성과 밀접하게 연관된 현상이라는, 잊혔던 학설을 다시 끄집어내고 있습니다. 왜냐면요!
그간 시장에서 영향력이 우세했던 이른바 ‘돈 풀기 이론’이 삐걱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통화이론(MMT, Modern Monetary Theory)에서는, 정부는 절대 파산할 일이 없다고 봅니다. 때문에 인플레이션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재정적자를 걱정하지 않고 얼마든지 돈을 찍어낼 수 있고, 이로써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미 연준건물 입구
실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 각국에서 ‘제로 금리’에 가까운 통화정책을 펼쳤고, 유동성 공급 기조가 10년 넘게 이어졌는데도 ‘인플레 재앙’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M2 통화량이 80%가량 증가하는 동안에도 물가상승률이 2%대를 넘어선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대유행 탓에 상황이 변했습니다. 주요 선진국들이 재정지출을 확대하면서 2022년부터 세계적인 인플레 압박이 시작됐습니다. 현대통화이론이 무력해져 버렸습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매파)
James Bullard, President and CEO of the 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
“코로나 대유행 기간에 M2 통화량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인플레이션이 정확히 예측돼"
"고물가는 분명 통화와 관련된 현상... 최근 통화 공급 진정세는 인플레 완화를 위한 좋은 징조”
토머스 시몬스 (투자은행 '제프리' 이코노미스트)
Thomas Simons, Economist with investment bank Jefferies
"통화 공급량과 인플레이션의 상관관계는 이전에 해석되던 것보다 훨씬 덜 직관적으로 드러나"
"코로나 대유행 기간 동안 연준의 공격적인 대차대조표 확장(양적완화)은, 최근 수십 년의 사례와 비교해서 인플레이션에 더 큰 영향 미쳐"
미국 내 경제학자들은 M2 통화량 감소를 인플레이션 하락 시그널로 보고 있습니다. 연준이 물가상승률 2%대를 목표로 긴축을 단행하면서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해석합니다.
파월 미 연준의장
이제 미국도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시기가 됐다는 뜻일까요? 2월 FOMC에서 금리 인상은 다소 보폭을 줄여 25bp가 될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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